#. 26년차 회사원 김부장(53)은 잦은 술자리와 움직임이 거의 없는 업무 탓인지 최근 들어 허리둘레가 부쩍 늘어났다. 김 부장은 배가 좀 나왔나라고 생각했을 뿐 별다른 고민을 하지 않았는데 최근 들어 허리통증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간헐적인 통증으로 참을만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통증의 빈도와 강도가 높아져 병원을 찾았다가 허리디스크 판정을 받았다.
이처럼 과거에는 인품으로 여겨졌던 중년 남성의 불룩하게 솟은 ‘배’(뱃살)가 현대에는 다양한 질환의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김석원 광주센트럴병원 척추센터장으로부터 ‘비만’에 대해 들어본다.
현대 사회에서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사회적 문제 중 하나가 비만이다. 비만이란 현대 의학에서는 단순히 뚱뚱하다는 의미보다는 소비하는 에너지에 비해서 섭취한 에너지가 많아져 남는 에너지가 체지방으로 축적되는 상태를 의미하는데, 아시아 기준으로 보면 체질량지수(BMI)가 25 이상인 경우로 정의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성인 기준으로 약 31% 정도가 비만에 해당할 정도로 빈도가 높다. 경제적 여건이나 식생활의 향상으로 에너지 섭취가 증가했지만 활동량이 부족한 것이 큰 요인이며, 소아나 청소년의 비만이 성인 비만으로 이행되는 것도 큰 문제이다. 비만은 고혈압, 당뇨병, 심장병 등 다양한 질병을 일으킬 수 있고 심리적으로도 열등감이나 우울증이 발생할 수 있으며 삶의 질이 저하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이렇듯 비만은 여러 다양한 문제들을 유발할 수 있지만, 척추 전문의의 입장에서 보면 허리통증이나 허리디스크가 먼저 걱정이 된다.
◇복부 비만 허리에 부담
체중이 많이 나가게 되면 허리 부담은 커지게 되며, 특히 복부 비만은 몸의 무게 중심이 앞쪽으로 쏠리게 되면서 척추와 척추뼈를 지탱하는 근육에 지속해서 긴장을 주고 디스크에도 부담을 주어 허리 통증과 허리디스크를 유발하거나 악화시킨다. 몸무게가 많이 나가지 않는다고 해도 안심할 수는 없다. 학창 시절과 취업 준비로, 또 직장생활로 인해 운동량이 부족하고 특히 앉는 자세가 좋지 않았다면 척추를 지탱해주는 근육이 부족하고 약해지기 때문에 마찬가지로 허리통증과 허리디스크를 유발하거나 악화할 수 있다.
허리디스크란 허리뼈 사이에서 충격을 흡수하는 역할을 하는 일종의 쿠션과 같은 연골조직인 디스크가 파열되거나 변성 변화로 인한 협착으로 주로 다리로 내려가는 신경근이 압박되어 허리 통증과 함께 다리의 저림 증상, 감각 이상, 근력 약화 등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다리 힘 이용해 허리 부담 줄여야
허리통증과 디스크를 예방하는 방법, 그리고 통증은 호전시키는 방법으로는 먼저 바른 자세를 포함한 생활 습관 개선이 가장 중요하다. 예를 들면, 앉을 때는 바닥에 앉기보다는 의자에 앉는 것이 좋으며, 물건을 들 때는 허리를 굽혔다 펴는 허리의 힘을 이용하기보다는 무릎을 구부려 다리 힘을 이용해야 한다.
또한 체중 조절을 위해 적절한 식습관을 유지해야 하며, 특히 과식은 꼭 피해야 한다. 단순히 굶고 심한 다이어트를 해서 몸무게를 많이 줄이는 것은 좋지 않다. 왜냐하면 체지방 뿐만 아니라 척추를 지탱해주는 근육 역시 줄어들기 때문이다. 그래서 몸무게를 줄이고 허리 근육을 강화시키는 허리에 좋은 운동을 지속적으로 하는 것이 필요하다. 허리에 좋은 운동은 근력 운동이 한쪽으로 치우쳐 지지 않으며, 척추 기립근의 균형적인 발달을 이룰 수 있게 해주는 걷기나 수영, 자전거 타기, 체조(스트레칭) 등이 있다.
하지만 골프나 야구 같은 운동은 운동 방향이 한쪽으로만 이루어지기 때문에 척추와 디스크에는 좋지 못한 운동에 해당한다. 자신의 허리건강을 위해서 체지방을 줄이고 허리 근력을 키우는 노력이 필요하다.
만약 허리통증이 지속되거나 특히, 다리로 내려오는 통증이 있다면 조기에 척추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고 치료받는 것이 중요하다. 허리디스크는 조기에 발견하면 수술적 처치 없이 운동을 포함한 물리치료, 약물치료 등 다양한 비수술적 방법으로 치료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석원 광주센트럴병원 척추센터장은 "최근 서구화된 식습관으로 인해 성인은 물론 소아까지도 비만이 심각한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며 "특히 뱃살이라고 하는 복부비만은 몸의 무게 중심을 앞쪽으로 쏠리게 하는 등 척추와 척추뼈를 지탱하는 근육에 지속적인 긴장감을 줘 통증을 유발하게 된다. 이 같은 허리통증이 지속적으로 이어질 때는 참지 말고 병원을 찾아 전문의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준호 기자 bjh@namdonews.com
도움말/김석원 광주센트럴병원 척추센터장
출처 : 남도일보(http://www.namdonews.com)